2023년 9월 18일
지난 8월 30일과 31일 기독교대한감리회(Korean Methodist Church, 이하 KMC) 선교국과 연합감리교회(United Methodist Church, 이하 UMC) 세계선교부는 서울 광림교회에서 제2차 선교협의회(Mission Consultation)를 열었다.
두 교단의 첫 선교협의회는 2022년 8월 15일부터 17일까지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연합감리교회 세계선교부 본부에서 열렸었다.
올해 선교협의회에는 연합감리교회 총감독회 회장인 토마스 비커튼(Thomas Bickerton) 감독과 세계선교부 이사장인 정희수 감독 그리고 총감독회의 에큐메니컬 책임자인 셀리 딕 감독과 세계선교부 총무인 세계선교부 총무인 롤랜드 퍼난데스(Roland Fernandes) 및 기독교대한감리회의 이철 감독회장과 선교국 전 이사장인 김정석 감독 그리고 선교국 현직 이사장인 이용원 감독과 두 교단의 선교 관련 실무자들이 참여했다.
개회예배에서 KMC 선교국의 이사장 이용원 감독은 이번 선교협의회를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하고, KMC의 귀한 자양분이 된 어머니 교회이자 형제 교회인 UMC와 600여 명의 선교사들의 헌신과 희생에 감사를 표했다. 이 감독은 또 두 교단이 당면한 선교적 위기를 함께 극복하고, 아시아에서의 선교에 협력하자고 말했다.
KMC 선교국의 총무 태동화 목사는 1885년 조선에 입국한 미국 감리교 소속 아펜젤러 선교사의 복음 전파 이후, 기독교대한감리회가 탄생하고 성장했던 과정을 소개했다.
“1885년 이후, 기독교대한감리회는 2010년까지 꾸준히 교회 성장과 해외선교를 통해 부흥의 길을 달려, (2010년 기준으로) 교회 수 6,077개, 목회자 9,422명, 교인 수 1,587,385명의 감리교회가 되었다. 또한 대사회적인 선교사역도 활발하게 감당함으로써 인권과 민주주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등 개인 구원과 사회 구원이라는 복음의 양 날개를 조화롭고 균형 있게 성장시켜 왔다. 하지만 2010년을 정점으로 교회의 성장이 멈추고, 교세는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무엇보다 지난 3년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거치면서, 교세는 더욱 급격히 감소했다.”
태 목사는 또 KMC를 포함한 한국 교회의 당면한 도전 과제에 대해서도 나누었다.
“현재 가장 뜨거운 이슈는 동성애와 차별금지법이며,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이 이슈들에 대해, 성서적 바탕과 교회의 전통 위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신앙 공동체가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고백하는 일치된 신앙 안에서 사랑으로 하나 되고, 신앙적으로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지혜를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롤랜드 퍼난데스 세계선교부 총무는 지난해 8월에 애틀랜타에서 열린 모임을 KMC 선교국과 UMC 세계선교부의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린 중요한 행사라고 평가하며, 이번 선교협의회가 UMC와 KMC 간의 협력과 연대를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첫 번째는 현재 6개국에서 진행 중인 선교 이니셔티브에 대한 전략 계획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 분야는 무엇보다 UMC와 KMC가 선교에서 협력과 연대를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믿는다. 두 번째는 세계선교부가 오랫동안 지지해 온 가치인 평화와 정의다. 인종주의와 민족주의 그리고 폭력적인 정치의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훨씬 더 강력한 의제가 필요한 때이다. 우리는 이곳 서울에서, 한반도 평화의 필요성에 관해 이야기하며, 이틀간의 일정을 마무리하지만, 앞으로도 KMC와 함께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기를 바란다.”
세계선교부의 선교사 담당 부총무인 주디 정 목사는 글로벌 미션 펠로우(Global Mission Fellows)와 US-2 Track을 소개하고, KMC와 파트너쉽을 가지고 서로의 사역에 협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951년 이래 지난 70여 년간, 전 세계의 젊은이들에게 선교사역의 기회를 제공하고, 믿음과 정의를 접목시켜, 세상을 변화시키는 제자를 삼는 사역을 감당해 온 연합감리교 세계선교부의 GMF 프로그램에는 미국(US2 Track)과 국제(International Track)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청년들이 2년에 걸쳐 선교 사역 이외에도 리더십을 개발하고,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따라서 한국 교회들이 선교에 관심 있는 청년들을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세계선교부의 선교학 신학자인 데이빗 스캇(David W. Scott)은 아시아에서의 선교 협력이라는 제목의 발표에서, 세계선교부가 주도하는 미션 이니셔티브(Mission initiatives)에 관해 설명했다.
“우리는 전 세계의 파트너들과 섬세한 문화적 감수성을 가지고, 대화하며 협력하고 있다. 미션 이니셔티브는 현지에 연합감리교회를 세우는 것뿐만 아니라, 그들과 선교를 위한 동역 관계를 맺고, 그 지역의 교회 지도자들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해당 지역의 목회 후보자들을 심사하고 안수한다.”
스캇은 미션 이니셔티브 프로그램은 전 세계 12개 지역에서 사역을 펼치고 있으며, 감리교회가 존재하지 않는 나라에 감리교 신학을 전하는 전도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히고, 교육, 건강, 사회복지, 농업 등 공동체를 위한 사역에도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세계선교부 이사장이자 한인목회강화협의회 회장인 정희수 감독과 한목협 사무총장인 장학순 목사가 미국 연합감리교회 내 한인 교회의 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정 감독은 한국 교회와 미국 교회와의 밀접한 관계를 강조하고, 연합감리교회 내의 한인 교회에 대한 배려와 한인 연합감리교회 목회자의 공헌을 말했다.
“UMC 안에는 거의 천 명의 한인 목회자가 개체 교회와 기관을 섬기고 있는데, 이는 교회 역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예이다. 또한 한인 목회자들은 하나님의 선교에 헌신적일뿐 아니라, 신학적으로도 잘 훈련받은 사람들이다. 이렇게 건강한 감리교 DNA를 흡수하고, 서로 협력해 나가야 한다.”
장학순 목사는 한인 교회와 한인 목회자의 현황을 참석자들과 공유했다.
“아직 정식으로 독립하지 않은 회중이 포함되어 있지만, 현재 한국어 회중 244곳과 영어 회중 36곳(총 280회중)에, 약 900여 명의 목회자들이 현역으로 연합감리교회를 섬기고 있다.”
장 목사는 한인 교회와 목회자의 교단 탈퇴 현황에 대해, “탈퇴가 예상되는 교회는 40여 교회로 전체 한인 교회 280개 중 15-17%를 차지하며, 목회자 60여 명(6-8%)이 교회와 함께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전했다.
총감독회 회장인 비커튼 감독은 일부 교회들의 연합감리교회 탈퇴 현황에 관한 질문에 답했다.
“우리는 교단 탈퇴라는 상황에서 새로운 교회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체 교회의 30% 가 교단을 떠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탈퇴한 교회 중 절반은 글로벌감리교회로, 나머지 절반은 독립교회로 남을 것이다.”
이어 비커튼 감독은 연합감리교회의 지역화(regionaslization) 방안과 과거의 선교 방식에 대한 반성을 나눠 깊은 관심과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비커튼 감독은 연합감리교회가 미국뿐 아니라, 아프리카와 필리핀 그리고 유럽 대륙의 서로 다른 신학적 다양성이 지정학적으로 조합되어 있는 매우 독특하고 다양한 문화를 가진 교회이며, 이는 우리가 가진 은사이자 동시에 도전이 된다고 말했다.
“우리는 미국 교인들이 다른 대륙의 교인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며, 어떤 방식으로 교회를 유지하는지 알려주는 것을 최선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제국주의적이고 식민주의적인 방법이다. 우리는 또한 다른 지역의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는 인간의 성정체성을 비롯한 특정한 신학적 입장을 다른 지역에 강요할 수 없다. 이는 죄악이다.”라고 비커튼 감독은 과거의 선교방식에 대해 반성한다는 말을 전했다.
“다가오는 총회에는 각 대륙에 독립 자율성을 부여하고, 미국의 규범을 강요하지 않는 지역화를 위한 청원안이 제출되어 있다. 우리는 지역화를 통해, 대륙 간 입장 차이를 이해하고 긴장을 해결하기를 원한다. 더불어 다른 대륙으로부터 더 많은 것을 배우고 그들을 존중하며, 우리의 생각을 강요하는 일을 포기하려 한다.”라고 비커튼 감독은 덧붙였다.
이튿날인 8월 30일에는 롤랜드 퍼난데스 세계선교부 총무가 연합감리교 구제위원회(United Methodist Committee on Relief)의 사역을 설명하고, 전쟁으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구제위원회가2천 6백 7십만 달러를 모금했다고 전했다.
롤랜드 총무는 이번 선교회의회를 주관한 광림교회에 감사를 표했다. 그는 올해 선교협의회가 지난해보다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통해, 논의에 진보를 이루었다고 평가하며, 논의한 내용을 실행할 수 있는 실무자 그룹(Working Group)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선교국과 연합감리교회 세계선교부가 함께 협력하기로 논의한 분야는 다음과 같다.
- 아시아 지역, 특히 몽골과 베트남에서 상호 협력을 통해, 현지 지도자를 훈련하고 개발한다.
- 아시아 지역의 젊은 세대와 여성 리더쉽을 개발한다.
-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정의를 위한 사역을 위해 협력한다.
김정석 감독은 선교사들이 한국에 자유, 평등, 정의의 복음을 소개하고, 일제 강점기에 한국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말하며, 한국의 산업화와 근대화 그리고 민주화에 깊은 영향을 끼친 선교사들의 헌신과 노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또 2년 후에는 한국 선교 10주년이 되는데, 이를 기념하는 선교박물관을 세우는 문제도 검토하자고 제안했다.
8월 30일과 31일 양일간 열린 두 교단의 선교협의회를 마친 후, 소감을 묻는 연합감리교뉴스의 질문에 대부분은 비커튼 감독의 지역화 안에 대해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인 이철 감독은 연합감리교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선교협의회를 통해 이전에 가졌던 우려들이 많이 해소되었다고 말했다.
“연합감리교회의 성정체성에 대한 입장이 우리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미국 백인 중심의 다수결로 결정하자거나 그들의 방안을 무조건적으로 따라오라고 하는 것이 아닌, 각 지역의 특성과 형편을 충분히 받아들이고, 존중하기 위해 지역화(Regionalization) 안을 추진한다는 설명은 우리의 우려를 해소시켜 주었다.”
이어 이 감독은 “모든 사고를 지배하고, 자신들의 생각이 우월하다고 여기지 않겠다고 말하며, 그것을 죄로 생각한다고 밝히는 것은 대단한 선언이다.”라고 비커튼 감독의 말을 높이 평가했다.
기감 선교국의 총무인 태동화 목사와 사회선교부 총무인 유홍근 목사 또한 연합감리교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선교협의회의 하이라이트는 비커튼 감독이 말한 과거 선교 정책에 대한 반성과 회개였다고 말했다.
유홍근 목사는 “우리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원탁회의를 준비하면서, 미 연합감리교회의 역사적 관점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려 했었다. 하지만 그것이 지나치다는 의견이 있어, 이를 제기하지 않고 넘어가려 했는데, 연합감리교회 총감독회 회장인 비커튼 감독이 이 부분을 먼저 언급하고, 그것이 자신들의 죄라고 고백하여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라고 말하고, “특히, 비커튼 감독이 ‘이것은 때 늦은 것(overdue)’이라고 한 점은 또 한번 우리를 놀라게 만들었다.”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