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9일
2023년 10월 2일부터 5일까지 일리노이주 시카고 근교 노스브룩에 소재한 크라운 플라자 호텔과 윌링에 소재한 시카고 한인제일연합감리교회에서, 여성 목회자 69명, 남성 목회자 151명 등 총 220명의 목회자와 84명의 평신도가 참석한 가운데 2023년 연합감리교회 특별한인총회가 열렸다.
이번 총회는 <여기. 다시. 부르심. (RECLAIM. REVIVE. RENEW)>이라는 타이틀과 “각 사람은 부르심을 받은 그 부르심 그대로 지내라”(고린도전서 7장 20절)라는 주제를 가지고, 2019년 이후 팬데믹으로 모임을 하지 못했던 한인총회를 재건하고, 연합감리교회에 속한 모든 지체가 참여하는 조직을 재구성하기 위해 4년 만에 대면으로 모인 것이다.
연합감리교회의 유일한 한인 현역 감독이자 한인목회강화협의회 회장이며, 위스컨신 연회를 주재하는 정희수 감독은 이번 특별한인총회를 앞두고 목적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번 특별한인총회는 총회의 조직을 재정비하고, 치유하는 자리(healing ground)를 통해, 한인총회가 제대로 가동되게(functional)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우리가 왜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우리는 겸허하게 반성해야 합니다.”
이번 특별한인총회는 찬양과 예배 및 강의와 토론으로 시종일관 뜨겁게 진행되었다.
10월 2일 시카고 한인제일연합감리교회에서 열린 개회 예배 설교에서 정희수 감독은 마가복음 2장 중풍 병자를 고치신 이야기를 인용하면서, “저희가 오늘 중풍 병자처럼 마비된 교단을 어깨 위에 메고 예수 앞에 왔다고 하면 어떨까요?”라고 질문을 던진 후, “더 이상 연합감리교회의 미래를 정치적인 수완에 맡기는 교단 정치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각기 다른 문화적 전승과 차별에서 오는 인위적인 논쟁과 이념적인 것에 기대어서도 안 됩니다. 대중적인 환심과 종교적인 대중성(popularity)에 의존하는 교회 성장 신화에 맡기는 것 또한 안 됩니다. 복음을 윤리적인 범주로 이해하고, 서로 다른 윤리적 규범 상자에 가두고 심판하며, 인류의 허상과 배타적인 정죄의 가치로 좁힐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정 감독은 이어 교회의 미래는 화해요, 인정(acceptance)이요, 우정이며, 회개와 자기 성찰에 있다고 강조하고, “교회의 미래는 다양성(diversity) 가운데 하나님의 창조를 통한 하나 됨(unity)을 통해 신학적인 해석의 틀을 꿈꾸는 데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이튿날인 10월 3일 주제 강연을 맡은 뉴욕 연회의 주재 감독이자 연합감리교회 총감독회 회장인 토마스 비커튼(Thomas J. Bickerton) 감독은 자신이 이번 한인총회에 참석하게 된 목적 중의 하나는 한인연합감리교회가 지난 시간 동안 연합감리교회에서 해온 일들에 대해 감사를 전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여러분이 연합감리교인이 된다는 것의 의미를 깊이 생각하고, 여러분의 회중과 연합감리교회를 지켜내기 위해 그동안 해온 일들에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한인연합감리교회가 겪은 어려움을 과소평가하지 않고, 오히려 깊이 존경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교단을 대표하여, 여러분 한분 한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아울러 비커튼 감독은 연합감리교회가 한가지 생각과 한가지 믿음만을 가진 교회가 아닌, 전통주의적인 신앙을 비롯한 다양한 관점을 포용하는 교단으로서, (보수와 진보) 양쪽을 모두 보려고 노력하는 교단이라고 말했다. 비커튼 감독은 자신이 평생 연합감리교인이 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자신이 살아 있는 한 연합감리교인일 것이라고 말했다. 비커튼 감독은 또 연합감리교회의 신학과 이론 그리고 실천을 융합하는 방식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요한 웨슬리가 사회적 성화 없이는 개인 성화가 없다고 말한 것을 높게 평가한다고 고백했다.
비커튼 감독은 연합감리교회 내에서 한인 교회들의 고유한 열정과 영성을 존중한다고 말하며, 이를 연합감리교회에 기여해달라고 부탁했다.
“저는 지난 20년 동안 한인 목회자들과 교회들이 제게 준 신앙의 증거를 통해 영감을 받는 축복을 누렸습니다. 제가 지난 몇 년 동안 분명하게 발견한 것은 한국 교회와 한국 목회자들이 전도에 대한 깊은 열정과 영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한인 교회의 열정과 영성이 연합감리교회로 나가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믿습니다. 따라서 저는 여러분이 이 교회에 남아, 전도와 영성에 관한 기술, 전문성, 열정, 그리고 강조점을 적극적으로 교회에 제공하겠다고 약속해 주셨으면 합니다. 이것은 모든 교회에 절실히 필요한 은사이며, 저는 여러분이 리더십의 모범이 되어, 모든 교회가 전도와 영성의 은사에 기초한 통로의 필요성을 더욱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이어 한인목회강화협의회 사무총장 장학순 목사가 한인 교회와 한인 목회자의 현황을 보고했다.
“2023년 6월 1일 기준으로, 한국어 회중은 244곳이며, 영어 회중은 36곳으로, 총 280회중이 있습니다. 또한 한인 교회를 섬기는 목회자는 270명이고, 미국인 회중 교회를 섬기는 목회자는 550명 이상으로 집계되며, 감독 1명과 감리사 21명 그리고 연대사역자 30명 등 총 871여 명이 현역으로 연합감리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장 목사는 한인 교회와 목회자의 교단 탈퇴 현황에 대해서도 이렇게 전했다.
“탈퇴가 예상되는 교회는 40여 교회로 전체 한인 교회 280개 중 15-17%를 차지하며, 목회자는 60여 명(6-8%)이 떠난 것으로 파악됩니다. 또 전국 10대 한인 교회 중에서는 절반이 탈퇴했습니다.”
이번 특별한인총회에는 평신도들의 발표 시간도 마련되었다.
그중 한 명은 대뉴저지 연회에 속했던 체리힐 한인연합감리교회가 교단을 탈퇴할 때, 연합감리교회에 남기를 원하는 교인들 50여 명과 교회를 개척한 윤석정 장로다.
윤 장로는 자신이 평생 감리교인이라고 소개하면서, “교단 탈퇴 과정에서 목회자는 편파적이고 일방적인 내용으로 공동체를 호도했으며, 2세 중심의 영어 회중에게 2주 안에 교회를 떠나도록 강요하는 등, 공정한 절차가 무시된 비민주적인 절차가 진행되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이 속한 한마음 교회가 차이를 만들기보다는 공동의 가치를 추구하는 교회를 희망한다고 밝히며, 연합감리교회가 바로 그러한 교단임을 한 번 더 확인하는 시간이 되었다고 말했다.
윤 장로는 또 “보수적 한인 교회의 신앙을 존중하겠다는 약속을 믿고, 연합감리교회를 지키기로 결정했습니다. 연대하고 협력하는 연합감리교회에서 개척한 우리는 그리스도의 제자 삼아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에 헌신할 것입니다.”라고 다짐했다.
산타클라라 한인연합감리교회에서 참석한 최만금 장로는 자신이 여선교회에 속해있으며, 지난 9월 23일 개최된 연합감리교회 평신도와 함께하는 미래 컨퍼런스에 참석해 자신이 왜 연합감리교회를 지켜야 하는지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최 장로는 연합감리교회의 다양성과 포용성 그리고 파송 제도가 교회를 건강하게 하며, 평신도를 교육하고 훈련하여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한 결과, 미전역에 10개의 지역회가 구성되었고, 또 연합을 통해 한인여선교회 전국연합회가 결성되었다고 설명했다.
“연합하여 세상에 그리스도의 사랑과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여성들을 교육하고 리더십을 성장하게 하는 연합감리교회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장차 하나님께서 부르실 때 연합감리교인으로서, 하나님의 자녀로서, 하나님 앞에 서기를 소망합니다.”라고 최 장로는 자신의 결심을 전했다.
강혜경 목사는 지난해 한국에 계신 부모님의 건강이 좋지 않아 휴직하고, 한국에 머물다가 돌아와 지난 7월 1일부터 다시 파송 받은 곳에서 목회를 시작했다.
강 목사는 경력 단절 없이 계속 파송을 받고 교회를 섬길 수 있는 것은 “연합감리교회니까 가능한 일입니다.”라고 말하며, 연합감리교회가 어떻게 사역자들을, 특히 여성 목회자들을 존중하고 보호하는지를 경험하고 이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특별히 이번 특별한인총회에는 2세 여성 목회자인 이푸르메 목사와 이석부 목사 그리고 은퇴 목사인 조은철 목사 등 3명의 목사가 왜 자신이 연합감리교회에 남아 있는가를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85세의 조은철 목사의 간증은 참석자들의 시선을 집중하게 했다. 그는 자신이 미국에 왔던 1970년대에 연합감리교회가 한인 교회에 보여준 사랑과 보살핌, 그리고 자신이 경험한 교단 지도자들의 포용성과 열린 마음으로 인해 사랑의 빚진 자가 되어, 연합감리교회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고, 또 떠날 수도 없다고 전했다.
사흘째인 10월 4일 저녁에는 시카고 제일한인연합감리교회의 100주년을 감사하고 기념하며 세례 갱신의 예식을 통해, 하나님의 부르심을 다시금 기억하고, 믿음을 재확인하며, 헌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예배의 설교에서 김영봉 목사는 “이민자들은 가장 떠나기 어려운 조국을 떠난 사람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를 떠나는 것은 문제도 아닙니다. 그것을 생각하면, 연합감리교회가 백 년의 역사를 이어 왔다는 것은 참으로 특별한 일이고, 축하받을 일이며, 기뻐할 일입니다.”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교회가 주님의 몸으로서 제 기능을 하는 이유는 ‘박해와 환난 가운데서’ 인내하며 흔들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라고 전하며, 고난이 올 때 두려워하지 말라고 격려했다.
“앞으로 교단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우리는 정확히 예측할 수 없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일어날 일은 일어납니다.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콘트롤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미래는 하나님께 달려 있습니다. (We cannot control our future. But our God holds the future. And we are in [God’s] hands.) 그러니 그것을 두고 지금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다스림 아래에서 일어남을 믿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미래는 하나님께 맡기고, 오늘 내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희망을 보고, 희망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길이라 믿습니다.”라고 전했다.
마지막 날 진행된 총회에서는 LA 한인연합감리교회를 담임하는 이창민 목사가 총회장으로 선출되었다.
총회장으로 선출된 이창민 목사는 다양한 그룹의 한인 목회자와 평신도 지도자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듣고, 협력을 증진하는 한인총회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더불어, 성소수자 이슈와 관련해서도 한인목회강화협의회와 공동으로 특별위원회를 조직하여, 2024년에 개최될 연합감리교회 총회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창민 목사는 폐회 예배 설교에서, 연합감리교회 한인총회를 한인 공동체를 위로하고, 부르심에 응답하며 함께 나아가는 비전 공동체로 이끌 것을 약속했다.
“우리는 여전히 짙은 안개 속에서 파도를 넘어 헤엄치는 사람들입니다. 때로는 목표가 보이지 않고, 지쳐서 더 이상 헤엄칠 힘이 없는 것처럼 느껴질지라도, 우리는 믿음의 눈으로 안개 너머에 있는 목표를 바라보며 나아가는 사람들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비록 허우적댈지라도, 함께 노력하고 서로에게 용기를 주며 헤엄쳐 갈 수 있는 사명의 동역자, 한인총회가 되어야 합니다.”
편집자 주) 앞으로 연합감리교뉴스는 3주간에 걸쳐, 2023년 특별한인총회에서 발표된 간증과 설교문 및 여러 자료를 차례로 게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