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20일
‘할로윈’이라는 말은 ‘할로우의 저녁’이라는 뜻입니다.
‘할로우(Hallow)라는 말은 ‘성도(성인 saint의 복수형이 성도 saints입니다.)’를 의미하는 단순히 오래된 영어 표현입니다. 그래서 할로윈(Halloween 또는 Hallowe’en)은 성도의 저녁이라는 뜻이 됩니다.
그런데 왜 하필 ‘저녁’일까요?
창세기 1장을 보면, 유대인들은 하루의 시작을 아침이 아닌 해지는 저녁으로 이해했습니다. ‘하나님이 빛을 낮이라 부르시고 어둠을 밤이라 부르시니라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첫째 날이니라.’(창 1:5)
따라서, 창세기에 나오는 하루의 시작인 저녁과 할로윈을 종합해보면, <만인성도의날>인 11월 1일 첫 예배는 바로 10월 31일 저녁에 드리는 예배입니다.
그렇다면 호박을 장식한 잭오랜턴(jack-o-lanterns), 유령, 밤에 사람들에게 부딪히는 물건, 트리커트릿(trick or treat) 등은 <만인성도의날>이 무슨 연관이 있을까요?
그 연관성은 다양한 문화에서 일어나고 있는 하지와 추분 사이에 벌어졌던 대중적인 축제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일부 문화는 이때를 경계가 불분명한 전환기로 여기기도 했습니다.
셀틱 문화권의 풍습인 삼하인 축제 역시 이날을 가을과 겨울, 온화함과 추위, 추수와 동면 그리고 상징적으로 삶과 죽음 사이의 전환점이라 여겼습니다.
특히, 영국과 서유럽 및 일부 지역의 기독교 선교사들과 감독들은 죽은 자의 부활에 대한 반기독교적인 관행과 신념을 우려했습니다. 그래서 8세기 초, 교회는 죽은 자를 기억하고 부활을 소망하는 기도를 기독교 예배에 추가했습니다. 이것들이 점차 <만인성도의날>과 <모든영혼의날>로 알려졌고, 이를 기념하고 축하하는 첫 기도가 된 것입니다.
트리커트릿을 하는 동안, 무섭고 지저분하며 망측한 분장을 하는 것에 대해 연합감리교뉴스 김응선 목사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그와 같은 분장은 셀틱 전통의 죽음과 삶의 경계를 기념하는 전통에서 나온 것입니다. 이는 하나님 심판대 앞에 서서, 죄와 허물로 죽어야 마땅한 존재인 우리 모두가, 보잘것없고, 아름답지 못하며, 죄로 인해 망가질 대로 망가진 불쌍하고 더러운 존재임을 드러내는 행위입니다. 즉, 무섭고 지저분하고 망측하기까지 한 모습은 사실, 예수가 없는, 영원한 형벌에 빠질 우리의 죄 많은 모습입니다. 가면과 분장으로 표현된 흉측한 모습들은 바로 우리 자신인 것입니다.
하지만 그 밤이 지나고 나면, 우리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성도(saints)가 되어, <만인성도의날>을 즐길 수 있게 되고, 주님의 품 안에 있는 복된 존재가 된 현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것은 또한 우리가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의 보혈의 능력으로 거룩한 존재, 거룩한 사람, 즉 성인(saint)이 되었음을 의미하며, 고린도전서 1장 2절은 그런 우리를 ‘하나님의 교회 곧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거룩하여지고, 성도라 부르심을 받은 자들’이라 부릅니다.
그래서 할로윈데이 즉, 거룩한 성도의 날 이브(전날)에 우리는 사랑을 베풀고, 나누며, 아이들과 모르는 사람들에게 너그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사탕과 선물을 나눠주기도 합니다.
또한 오늘날의 많은 미국에 있는 교회는 트렁커트릿(Trunk or treat)이나 할렐루야의 밤(Hallelujah Night) 축제를 하기도 합니다.
어떤 형태의 프로그램을 하든, 할로윈의 원래 목적인 우리의 죄 된 모습을 확인하고, 고백하며, 할로윈을 하나님의 은혜를 찬양하는 기회로 삼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의 절대적 은혜를 체험하고 고백하는 날이 되어야 합니다.
예배에 사용되는 기도문은 모든 성도(saints)와 모든 영혼(souls)을 위한 기도로 구별되었습니다. 매년 11월 1일 혹은 11월 첫 주일, 지난 한 해 동안 교회 안에서 죽은 모든 영혼을 위한 기도와 함께 주님의 역사하심으로 거룩한 삶을 살았던 성도(saints)를 위한 기도로 사용된 것입니다.
연합감리교회는 <만인성도의날>을 지키지만 ‘공식적인 성도(saints)’가 없기 때문에, <만인성도의날>과 <모든영혼의날>을 함께 기념하며,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거룩한 삶에 대한 이해와 다가올 부활을 향한 소망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다양한 공동체에서 열리는 할로윈 축제는 교회의 축하 행사들과 함께 계속 변화되어 왔는데,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한 이후로 할로윈 또는 할렐루야의 밤 등의 행사가 극도로 제한된 상태였지만, 올해 할로윈은 코로나19의 위험도가 낮아지고, 감소세를 맞으면서 다시 예전처럼 행사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내쉬빌에 소재한 웨스트엔드 연합감리교회는 코로나 기간에는 드라이브스루 방식을 통한 트렁커트릿(trunk or treat)을 진행하되, 미리 참석할 사람들의 신청을 받아 진행자들과 참석자들의 접촉을 최소한으로 제한하기도 했지만, 올해는 트렁커트릿뿐만 아니라 호박 페인팅, 놀이, 그리고 바비큐 디너 등의 행사를 개최하며, 할로윈의 참 의미를 추구하기 위해 선한 일에 기부하거나 봉사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교인들을 초대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어린이 중에는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가 있어서 어린이들을 위해 사탕과 과자를 준비할 때 땅콩이 들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연합감리교인들은 코로나19와 상관없이 할로윈을 다른 사람을 돕거나 좋은 일을 하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선한 일들은 이 땅에서 거룩한 성인의 삶을 살고자 하는 우리의 증거이며, 다가올 새 창조 속에 온전함을 이루고, 죽은 자의 부활을 소망하는 우리의 증거이므로, 특정한 것으로 한정하거나 제한할 필요가 없습니다.
예를 들면, 국제아동을 돕기 위한 유니세프의 기부통을 미리 신청하여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구제 활동에 아이들의 참여를 유도하거나, 안전을 최대한 확보한 상태에서 트렁커트릿과 또는 할렐루야의 밤과 같은 행사를 진행하면서 사탕 대신 공정거래(Fair Trade) 초콜릿을 나눠주고, 어떤 교회는 할로윈을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이웃을 돕는 기회를 삼기 위해 4인용 푸드베스킷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하기로 합니다.
할로윈에 대한 추가 정보를 위한 비디오:
할로윈과 <만인성도의날> (Halloween-All Saints Day, 그레이트플레인즈연회 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