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16일
2023년 8월 15일, 연합감리교회의 한인 감독과 감리사들 그리고 총회 기관과 연회를 섬기는 연대사역자들과 각 한인선교구를 섬기는 선교감리사들이 화상으로 모임을 열고, 한인연합감리교회의 현 상황과 미래 그리고 다가오는 10월 특별한인총회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연합감리교회의 감독과 감리사 그리고 연대사역자들과 선교감리사들이 처음으로 함께한 이 모임은 유일한 한인 현역 감독인 위스컨신 연회의 정희수 감독이 소집했으며, 연합감리교회 연회에 있는 한인 감리사 20명, 총회 기관을 섬기는 목사 10명, 선교감리사와 코디네이터 3명 그리고 연회 스태프 3명 중 29명이 이 자리에 함께했다.
한인목회강화협의회 사무총장인 장학순 목사의 진행으로 시작된 모임은 중북부 지역 선교감리사 이훈경 목사의 “우리의 삶과 교단의 주인 되신 하나님, 어려운 시기에도 교단을 견고하게 지켜주시고, 교회가 시대적 사명을 잘 감당하게 해주십시오.”라는 기도와 정희수 감독의 설교로 이어졌다.
정희수 감독은 에베소서 3:17-19를 본문으로 한 설교를 통해, 웨슬리의 신앙이 경계 없는 사랑의 실천임을 강조하며, 사랑은 그리스도인들과 교회가 가진 은사 가운데 최고의 것으로, 감리교인 신앙 고백의 기초는 사랑이라고 설명했다.
정 감독은 두 진영 간의 분명한 이해 차이로 인해 열띤 신학적 논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이는 급기야 교단 탈퇴와 분열이라는 아픈 현실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정 감독은 또 “교단의 지도자로서, 이 일에 대해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 서로에게 그리고 또 주님께, 송구한 마음을 가눌 수 없다.”라고 말하며, 2019년 특별총회 이후, 한인 교회와 연회의 갈등을 보면서 느낀 자신의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감독의 일원으로써, 연회와 개체 교회 간에 일어나는 많은 갈등과 논쟁을 목격하면서, 혼란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 특히, 직접 관여할 수 없는 데서 오는 안타까움과 한인 공동체 내에 첨예해지는 갈등과 불협화음 속에서, 한인공동체의 열정과 그림자를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 감독은 이제 상처를 치유하고 용서하는 영적인 성숙함을 실천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말하며, 설교를 마무리했다.
“교단 탈퇴와 분리의 현실 속에서 우리가 서로 주고받은 상처들을 조금씩 십자가 앞에 내려놓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감정적인 마음으로 주고받은 상처와 짐도 십자가 앞에 내려놓자.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 세계인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서로를 용서하고 인내하며, 영적인 성숙함을 이루어 갈 수 있기를 바란다.”
이 모임에 참석한 감리사들은 각자 자신이 속한 연회의 현실을 나누었다.
동북부 지역 선교감리사인 안명훈 목사는 뉴저지 연회에도 교단을 떠난 교회들이 있지만, 체리힐 제일교회처럼 교단 탈퇴에 동조하지 않고 남은 7-80명의 교인이 새롭게 한마음교회를 개척하는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안 목사는 또 남부 뉴저지에서도 새로운 교회가 시작되었으며, 이를 통해 교회의 회복과 희망의 기운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LA연합감리교회의 담임인 이창민 목사는 캘리포니아‒네바다 연회의 감리사인 홍삼열 목사와 함께 서부 지역 선교 코디네이터로 섬기고 있다.
이 목사는 “서부 지역에서는 콜로라도 스프링스에 있는 한미 교회를 제외하고는 공식적으로 교단을 떠난 교회는 없지만 칼-팩 연회의 경우 7교회가 교단을 떠나기로 교인 총회에서 의결했지만 그 중 몇 교회가 교단을 탈퇴하게 될지는 미지수다. 서부 교회들이 교단 탈퇴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보고하며, “연합감리교회의 큰 장점인 연대주의(connectionalism)를 잘 활용하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조직화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기다.”라고 제안했다.
버지니아 연회에서 감리사로 섬기는 이효중 목사는 “(현 상황이) 어렵지만 하나님의 놀라운 사역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라고 생각하며, 이 모임이 기회(opportunity)하는 말을 생각나게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참석자들은 다가오는 10월 특별한인총회에 대해 논의했다.
이훈경 목사는 “10월에 한인총회가 4년 만에 열리는데, 이를 위해 감리사들이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한인 목사들의 참여를 독려해 주길 요청드린다. 이번 총회는 한인 목사들이 서로 단합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또 이번 총회에 타인종 목회자들이 더 많이 참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 감독은 이번 한인총회에 한인 감독인 자신을 포함해, 총감독회 회장인 토마스 비커튼(Thomas Bickerton) 감독과 총무(Executive Secretary)인 부르스 오(Bruce Oh) 감독 그리고 북일리노이 연회의 댄 셔륀(Dan Schwerin) 감독 등이 참여할 예정이며, 총감독회에서도 이번 한인총회에 큰 관심을 가지고 기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명훈 목사는 현재 한인 교회의 상황이 그리 녹록하지 않다고 말하며,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첫째는 교단의 방향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그룹, 둘째는 탈퇴하고 싶으나 현실적인 여건이 되지 않아 남은 그룹, 셋째는 내년 총회를 기다리며, 그 결정되는 것을 보고 판단하려는 그룹이 있다. 따라서, 교단을 탈퇴한 교회가 10%밖에 되지 않고, 90%가 남았다고 낙관할 때가 아니다. 한인 교회와 평신도들의 신앙 수준과 내용을 잘 고려하여 , ‘하나가 되어야 하는 이유를, 남아야 하는 이유를’ 잘 설명해 주고, 그들의 관점도 잘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뉴잉글랜드 연회에서 6년째 감리사로 섬기고 있는 장위현 목사는 뉴잉글랜드 연회에서 감리사로 6년을 섬긴 후, 지난 7월 1일부터 연회연대사역협의회(Conference Connectional Ministry)의 디렉터로 섬기는 장위현 목사는 “한인총회에 속한 이민 교회의 현실과 타인종 목회자와 연대기관 사역자들의 목회 현장 및 맥락(context)이 다르다. 그 차이를 고려하여 균형을 잘 맞추어, 한인 교회의 고민과 불신을 해결해 주어야 한다. 미리 총회 내 각 그룹과 대화하고, 의견을 조율하여, 총회에서 효과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라는 의견을 개진했다.
정희수 감독은 이번 한인총회에서 가장 시급한 일은 조직을 활성화 시키는 것이지만, 그와 동시에 치유와 반성의 기회를 마련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가장 급한 것은 한인총회가 가동되게(functional) 만드는 것이다. 이는 총회의 조직을 재정비하는 과정이며, (탈퇴 이후) 치유하는 자리(healing ground)가 되는 것이다. 우리가 왜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겸허하게 반성해야 한다.”
이효중 목사는 이에 동의를 표하고, “그동안 우리가 한 이슈에 너무 매달려 에너지와 관심을 집중했다. 이제는 교회가 그리스도의 용서와 화해와 생명을 전하는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것이 우리 연합감리교회다(This is who we are)라고 정리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와 관련하여, 이날 모임에서는 한인총회를 조직화하고 정례화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미네소타 연회의 감리사인 임우재 목사는 자신이 감리사가 되기 전부터 연대사역자들과 감리사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두 가지가 있었다고 말하며, 이렇게 부탁했다.
“하나는 연대사역자들과 감리사들의 협의체를 두고, 계속해서 발전해 가는 것이며, 또 다른 하나는 내년 총회를 앞두고 그간 한인 교회의 입장문만 나왔는데, 연대사역자들과 감리사들의 입장문도 나올 수 있기를 바란다.”
장 목사는 임우재 목사의 제안을 받아들여, 감리사회의 모임과 연대사역자 모임을 위해 한목협에서 필요한 지원과 모임 추진을 위한 적극적인 협조를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장학순 목사는 한인 교회와 한인 목회자의 현황을 참석자들과 공유했다.
“아직 정식으로 독립하지 않은 회중도 포함되어 있지만, 현재 한국어 회중은 244곳이며, 영어 회중은 36곳으로 총 280회중이 있다. 또한 한인 교회를 섬기는 목회자는 270명이며, 미국인 회중 교회를 섬기는 목회자는 550명 이상으로 집계되어 있고, 감독 1명과 감리사 20명 그리고 연대사역자 30명 등 총 870여 명이 현역으로 연합감리교회를 섬기고 있다.”
장 목사는 한인 교회와 목회자의 교단 탈퇴 현황에 대해, “탈퇴가 예상되는 교회는 40여 교회로 전체 한인 교회 280개 중 15-17%를 차지하며, 그에 따라 목회자 60여 명(6-8%)이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 데이터는 아직 교단 탈퇴 현황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을 반영하며, 교인 총회에서 탈퇴를 가결했지만, 탈퇴 과정을 마치지 않은 교회가 포함된 잠정적 데이터이다.
정 감독은 연합감리교회의 새로운 모습을 소망하는 말로 마무리 지었다.
“우리 교단은 영적인 각성을 경험하고, 교회가 세상의 희망이라는 구원의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 우리에겐 영적인 생동력을 회복하는 움직임이 필요하다.”